카카오톡은 플랫폼의 제한이 없이 거의 모든 모바일 기기에서 폭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점은 최소한 iOS를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에서만큼은 시각장애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카카오톡은 여타 앱들과는 달리 텍스트 정보를 보이스오버 기능을 통해 쉽게 읽을 수 있었기 때문에 비장앵니 만큼이나 폭넓게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아이폰 자체 보이스오버 기능을 통한 접근성이 좋아서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소통하는데도 큰 도움을 주는 앱이었습니다.

이랬던 카카오톡이 최근 업데이트 되면서 핵심 기능인 채팅창에서 보이스오버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채팅창의 말풍선에 포커스가 이동되지 않아 결국 채팅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v2.8.6)

보이스오버 기능이 잘 안되서 건의하기 위한 방법을 찾다가 공지사항을 보니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카카오톡 공지사항 - 채팅방에서 보이스오버 기능이 적용되지 않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보이스오버를 사용하시는 분들께서는 업데이트를 하지 마시고 패치버전을 기다려주세요.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공지사항에 이런 내용이 있어서 처음에 매우 놀라웠습니다. 카카오톡 개발팀에서 보이스오버 기능도 점검을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감동적이기까지 했습니다.

개발팀에서 인지하고 있으니 곧 해결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인분과 얘기해보니 이 내용은 업데이트 후 보이스오버 기능으로 채팅창의 내용을 읽을 수 없어서 지인분이 다른 비장애인에게 부탁해서 문의글을 보냈고 그 이후 공지사항에 추가된 내용이라고 하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보이스오버 기능이 동작하지 않는다는 것을 미리 알았으면 업데이트할 때 나오는 변경사항에 미리 표시가 되어 있어야 했죠.
또한 현재 앱스토어에서 카카오톡 변경내용 정보 같은 것을 보면 보이스오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덕분에 대다수의 시각장애인들이 그냥 일상적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했고 보이스오버 기능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은거죠. 아이폰은 특성상 이전버전의 앱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요.

주변분들은 계속 불편해하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업데이트 소식이 없어서 공식홈페이지의 문의(https://www.kakao.com/talk/ko/contact)를 통해 채팅창의 접근성 개선을 요청하는 글을 보냈습니다.

해가 바뀌어 도착한 답장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메일 답변내용 longdesc 작성중

과연 저 이메일 내용중 Copy & Paste 되지 않은 내용이 몇 글자나 되는 것일까요?

100개 기능개선 프로젝트에 넣으라니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기능개선 프로젝트는 많은 사람들의 추천을 받아야 순위가 올라가는 것으로 아는데 접근성 이슈에 그런 지지를 받는 것이 가능할까요?

하지만 황당한 점은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100개 기능개선 프로젝트의 “개발 확정된 기능”에 보면 “눈이 나빠 보이스오버 기능을 쓰고 있어요” 라는 제목으로 이미 진행중이라고 나오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기능개선프로젝트 longdesc 작성중

이미 진행중인 내용을 “접수 해주면 다른분의 제안과 함께 검토해 보겠다”구요?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제일 위에 캡쳐된 이미지의 공지사항은 2011년 12월 16일에 작성된 내용입니다.

개발팀이 문제를 인식한지 최소 17일이 지난 시점입니다.

만약 당신의 카카오톡 채팅 메뉴가 단 하루라도 전혀 쓸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어찌하시겠습니까?

하물며 지금 시각장애인들은 17일이 넘도록 채팅메뉴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카카오톡을 아예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거지요.

그사이 크리스마스도 있었고 연말연시였습니다.

안부를 주고 받는 메시지도 많았고 약속을 잡는 메시지도 많이 주고 받았겠지요.

최소한 카카오톡에서만큼은 시각장애인은 여기에서 완벽하게 제외되었습니다.

 

웃지 못할 일도 있습니다.

비시각장애인과 일하는 제 지인은 직장동료들에게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하고 다닐 정도입니다.

시각장애인 동료가 멀쩡히 잘 사용하던 앱이니까 다른 사람들은 별 신경쓰지 않고 평소처럼 메시지를 보내는 거지요. 비장애인인분들은 전혀 불편함을 모르는 상태니까요.

성의 없이 답장을 쓰는 사람들이나 문제점을 알았으면서도 업데이트를 못하도록 안내를 제대로 하지 않는 카카오팀이나 참 답답합니다.

 

접근성이라는게 이렇습니다.

장애인 본인이 아니면,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아무도 모르는 그것…

그렇기에 잘 해결되지도 않고, 해결하고자 하는 추진력도 생기지 않는 그것!

결국은 포기하게 하고, 진보는 커녕 퇴보까지 할 수도 있는 그것!

“언젠가는…” 이란 희망을 가져보지만…

“언젠가는…”은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것!

정말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2012/01/02 21:05 2012/01/02 21:05
해빠 이 작성.

요즘 젊은 시각장애인들 사이에서는 그 어떤 계층 보다 아이폰에 대한 관심이 많고 만족도가 높습니다.
그 이유는 그 동안 국내 어떤 제조사도 제공하지 않던 시각장애인 편의 기능들이 들어있기 때문이죠.

전맹 시각장애인을 위한 “VoiceOver”
저시력 시각장애인을 위한 “확대/축소”, “고대비”

이 기능들은 시각장애인이 휴대폰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국내에서는 전무했던 상당한 수준의 편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편리한 기능들을 이용해 매우 다양한 방면에 활용이 가능한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문자메시지 관련 기능만을 언급해보려고 합니다.

 

A.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해온 휴대폰

핸드폰이 넓게 보급되었던 2000년대 초반 국내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핸드폰은 없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어떤 기능도 음성지원이 되지 않아서 다른 기능은 아무것도 못 쓰고, 전화 걸고 받는 기능만을 사용했습니다. 시각장애인 혼자 전화번호를 저장하거나 지울 수가 없어서 주변인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모든 메뉴와 기능을 암기해서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휴대폰을 바꾸게 되면 적응 기간이 정말 오래 걸렸습니다. 만약 문자가 온다면 주변에 보이는 분을 찾아서 읽어달라고 해야했기 때문에 버스나 지하철에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일도 허다했죠. (생각보다 많은 수의 시각장애인이 아직도 이런 수준으로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1. 문자 읽어주는 핸드폰???

문자를 읽어주는 TTS 기능이 핸드폰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정말 시각장애인들에게 놀라운 희소식이었습니다. 2001년 당시 팬텍 제품이었던거로 기억하는데 매우 혁신적인 일이었습니다. 문자메시지로 들어가서 3,4초 정도 기다리면 문자의 내용을 읽어줬는데, 당시로서는 시각장애인이 혼자 문자를 읽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 뒤로 삼성과 엘지에서도 문자를 읽어주는 기능이 있는 휴대폰이 판매되기 시작해서 반가웠죠.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문자 읽어주는 기능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력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부가 서비스였죠. 문자를 읽으러 들어가는 메뉴에서는 음성지원이 전혀 안됐기 때문에 메뉴 구조를 외워서 사용했습니다. 처음엔 고가폰의 부가 기능이어서 구입하기가 힘들었고 나중에는 비인기폰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구입비용이 많이 들었습니다.

 

2. 발신자 정보도 읽어준다고??

그 다음 혁신적이었던 것이 삼성의 제품이었던거로 기억하는데요. 전화올 때 발신자 정보를 읽어주는 기능이었습니다. 전화가 오면 “0100000000 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라고 발신자 정보를 읽어줫습니다, 추가로 수/발신목록의 내용을 음성출력해주는 기능까지 나왔습니다.

이때까지도 한계점이 많았는데요. 문자/발신자정보/수발신목록 외에는 그 어느 곳에서도 음성출력이 되지 않았던 겁니다. 여전히 문자를 읽기 위해서는 메뉴를 외워서 들어가서 잠시 기다렸다가 음성을 들어야했습니다. 메뉴를 잘못 들어가거나 휴대폰의 오류로 소리가 안나는 경우가 많았고 확신이 없어서 메뉴에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기를 반복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전화번호부에 번호를 저장하는 것 역시 음성출력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이 혼자 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메뉴를 모두 외운 일부 시각장애인들만 어느 정도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3. 시각장애인용 폰 개발??

2009년쯤 엘지에서 와인폰3(LH8600)를 기반으로 시각장애인용 핸드폰을 개발했습니다. 그 핸드폰에서는 모든 메뉴의 이름이 음성출력되고, 시각장애인 혼자 전화번호부를 관리할 수도 있었고, 무료로 제공하는 음성도서관에 접속해서 책을 읽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사회공헌 사업일환으로 이 핸드폰을 무료로 보급하면서 최근 많은 시각장애인들의 엘지의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핸드폰은 보급사업만을 위해서 1년에 한차례만 생산을 하고 일반 휴대폰 매장에서 전혀 구매할 수 없기 때문에 아직 사용해보지 못한 시각장애인이 더 많습니다.)

이전의 기능에서 매우 진일보한 기능들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문제점도 많습니다. 메뉴이름은 읽어주지만 대부분(약80%이상)의 기능은 음성출력을 지원하지 않고 메뉴이름만 읽어줍니다. 가령 지하철노선도에서 확인을 누르면 “음성안내를 지원하지 않는 기능입니다”라고 읽어주면서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습니다. 시각장애인용폰으로 개발되었지만 실제로 시각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메뉴는 극히 일부분인거지요.

 

 

B. 문자메시지 기능의 한계

문자 읽어주는 핸드폰도 사용되고 여러 기능이 추가되면서 시각장애인의 휴대폰 사용이 매우(비장애인에 비해서는 매우 낮은) 개선됐지만 자세히 보면 어이없는 문제점이 1가지 있습니다.

일반문자메시지는 음성출력할 수 있지만 80byte 이상의 장문이거나 이미지를 포함한 멀티메일인 경우에는 전혀 음성출력을 하지 않습니다. 멀티메일은 일반 문자메시지와 달리 메시지서버로 접속해서 웹페이지(?)를 읽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때문에 별도의 스크린리더가 없는 핸드폰으로는 그 내용을 읽을 수가 없습니다. 별도의 스크린리더가 있더라도 보안상의 이유로 메시지 서버에 접속하는 API를 공개하지 않아 음성출력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장문메시지가들어온휴대폰메시지화면

만약 엘지폰에서 멀티메일이 와서 읽으러 들어가면 “음성안내를 지원하지 않는 기능입니다”라는 말이 나오면서 내용을 읽을 수가 없고, 삼성이나 여타 폰에서는 아무런 음성안내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출시된 엘지의 시각장애인폰은 장문 메시지의 음성출력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휴대폰 세계 시장점유율 2,3위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에서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일이란 말입니까!!

 

 

C.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달라진 시각장애인의 휴대폰 문자 메시지 사용

국내에 아이폰이 들어오기 전 시각장애인들 사이에서는 헛소문처럼 번지고 있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미국에선 시각장애인도 문자를 읽고 쓰고 보내는 일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실제로 삼성의 블랙잭 같은 모델은 미국(AT&T)에서 음성출력(synthesizer) 기능이 포함되어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소개되지 않았었지만 아이폰이란 모델이 신기한 방식으로 음성출력을 지원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당시 애플에 관한 정보를 아는 시각장애인이나 주변인이 없었고, 화면을 터치하면 읽어준다는 생소한 개념이 이해가 안됐기 때문에 헛소문처럼 맴돌았고 심지어는 실용적이지 않은 홍보성 기능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아이폰3GS가 국내에 출시되면서 아이폰의 음성출력기능인 VoiceOver 가 매우 훌륭하다는 소식이 일부 얼리어답터 시각장애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메뉴는 물론 아이폰의 기본기능에 대해 대부분 음성출력을 지원했고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일부 앱스토어의 앱 역시 사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웠습니다. (이미지 기반 일부 앱 제외)

VoiceOver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하도록 하고 일단은 문자메시지 기능부터 살펴보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이폰은 장문의 LMS, 사진이 포함된 멀티메일 모두 음성출력이 가능합니다.

장문의 문자메시지(80byte 이상)가 수신되더라도 일반메시지(80byte 이하)와 동일한 방법으로 화면상에 표시되며 동일한 방법으로 음성출력을 지원합니다.

아이폰에 장문메시지가 왔을 때 메시지 화면

위 이미지는 80byte를 초과한 장문 메시지인데 아이폰의 보이스오버 기능으로 문자의 내용을 읽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이미지가 포함된 멀티메일의 경우에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별도로 분리해서 화면에 표시하는 방법을 통해 본문 내용을 문제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아이폰에 사진을 포함한 멀티메시지가 왔을 때 메시지 화면

 

 

D. 마치면서…

시각장애인이 휴대폰을 사용하는데는 아직도 제약이 많습니다. 엘지전자에서 시각장애인 사용자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 그나마 희망적입니다.

요즘 시각장애인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휴대폰을 살펴보면 같은 회사 같은 모델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엘지에서 보급한 시각장애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죠. 개인의 개성과 욕구충족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에 시각장애인은 선택권이 없이 엘지에서 보급해주는 휴대폰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나마도 보급기간이 아니면 구입할 수 조차 없지요.

“그나마 이거라도 어니냐…” 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시각장애인도 휴대폰 매장에서 내 마음에 드는 휴대폰을 골라서 구입할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좋겠습니다.

기능적인 면에서도 좀 더 발전이 필요합니다. 전에 만났던 시각장애인폰 사용자 한 분이 “내가 이거 부실 수가 없어서 쓰고 있지… 내가 이거 말고 다른 핸드폰 쓸 수 있는게 있었으면 진즉에 부서버렸을거야”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시각장애인들의 욕구와 기대치는 높아지는데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의 성능과 기능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시각장애인이 아이폰을 사용할 수는 없는거 아닙니까? (젊은 시각장애인들이면 몰라도 노년층이나 어린 시각장애인들이 아이폰을 쓰기에는 무리가 많다는 점은 다들 아실거에요.)

우리나라 휴대폰 제조사들은 이미 엄청난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의 휴대폰 사용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준다면 “좋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국산 휴대폰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날을 기대하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2011/02/15 01:05 2011/02/15 01:05
해빠 이 작성.